결혼을 앞두고 있던 때, 저는 할아버지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열심히 한다는 것도 추상적이고,
잘한다는 것이 얼마나 잘해야 하는 것인지,
그저 잘하려고만 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결혼 후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많았던 저에게 할아버지께서는
평생 마음에 새기게 될 지혜를 전해주셨습니다.
사람의 천성과 환경의 관계
할아버지는 먼저 "열심히 하는 것,
그저 잘하는 것은 누구나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누구나 하고 있는 것을 내가 애쓰고 있다고
생색낸다고 특별히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한다고 할지언정,
상대가 원하지 않는다면 의미도 없을 것이며,
막연히 잘하기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두 가지 중요한 관점을 알려주셨습니다.
첫째, "사람의 천성은 변하지 않는다."
이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었기에 쉽게 동의했습니다.
둘째, "사람은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
아무리 여유로운 사람도 악조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여유를 잃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어지간히 여유가 없고 나쁜 사람도
여유로운 환경에서 조금 더 차분해질 수 있습니다.
이 말 역시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모순 속의 지혜
하지만 이 두 가지 이야기를 연결했을 때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사람의 천성은 변하지 않는데,
사람은 환경에 지배를 당한다면,
이 모순을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이 질문은 저를 깊은 사색에 빠지게 했습니다.
제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 때,
할아버지께서는 지혜를 알려주셨습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배우자이기에 누구보다
그 사람의 천성을 알아볼 수 있을 테고,
가장 가까이에서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그 사람의 천성이 빛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이 말씀에 결혼 시작부터 지금까지도 늘
마음에 새기고 의미 있게 실천하는
지침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성이 빛나는 환경 만들기
배우자와 늘 함께하기에 그 사람의 천성을
가장 잘 이해하면서도, 그 사람의 천성이
빛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배우자만이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 지혜를
배우자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저 스스로에게도 적용하고, 딸에게도 적용하고,
제가 만나고 상담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천성을 빛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유능한 사람일 테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시도를 한다면
충분히 지혜로운 사람이고,
그걸 아예 인지하는 것조차 못한다면
갈등이 많아질 것이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서로의 천성을 이해하고,
그 천성이 빛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때
가장 아름다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뵐 수 없지만,
할아버지의 이 지혜로운 메시지는
제 삶의 중요한 나침반이 되었습니다.